오래 전부터 애용해 온 물건이 있나요?

소비자들은 물건을 좋아하는 만큼,

애착 형성 잘된 물건(?)과는

오래오래 함께하는 편인데요.

오늘의 이야기는
oldies but goodies!

오래됐지만 여전히 좋기만 한 물건들,

사용감이 묻어나는 아이템들을

뒤적뒤적 찾아와 보았습니다.

(예외가 하나 숨어있습니다
잘 찾아보세욧😎)

(해지고, 벗겨지고 손때가 묻어 꼬질꼬질하지만.. 뭔가 뿌듯하고 좋네요! )

제가 가장 오래 쓴 물건! 필통과 볼펜을 소개합니다.

이 필통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스리랑카에 여행 간 외국인이면 한 번쯤은 꼭 들린다는 BAREFOOT에서 구입한 파우치입니다. (*궁금하시면 클릭! 웹사이트 구경 고고!*) 알록달록한 천으로 만든 파우치, 가방, 인형 등을 파는 곳이고 핸드메이드입니다. 같은 제품이어도 색 조합이 다 다른! 그래서 매번 갈 때마다 뭐 하나 사게 되는 곳이었어요. 색깔 알록달록 예쁘고, 탄탄한 천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견고하고, 저에겐 스리랑카를 떠오르게 하는 소중한 파우치라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. 필통으로 쓰기에 살짝 짧은 감이 있는데 그래도 연필 긴 거 안넣으면 괜찮더라고요. 이제는 많이 해져서.. 필통 바꿔주러 스리랑카 좀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.(그때보다 가격이 엄청 오른 것 같네요.. 가서 구경만 해야 할지도..)

그리고 두 번째 제품!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스타일 핏! 볼펜입니다. 이것도 5년 정도 사용했어요! 잃어버리지 않고 심 바꿔가면서 아주 야무지게 오래오래 쓰고 있는 제품입니다. 저는 5가지 색상이 들어가는 홀더를 사용하고 있어요. 넣을 수 있는 펜 색상 다양하고, 필기감 좋고, 글씨도 예쁘게 써지는 것 같아서 애용하고 있어요. 잉크가 금방 닳는 것 같아요..(내가 이 펜을 많이 쓰는 걸까...?) 그래서 늘 필통 속에 리필심도 챙겨서 다닌답니다. 뭐 하려고 했을 때 없으면 섭섭하니까!

사실 이번달 주제는 제가 골랐는데요. 제가 워낙 물건을 오래 쓰는 편이라 막연히 친구들의 어린 시절 잠자리 머리맡 곰인형… 같은 걸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무지막지한 기대를 했습니다. ㅎ… 그리고 깨달았죠. 제 물건은 태반이 올드… 하다는 것. 그러나 구매처를 밝힐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… (사유: 폐업, 길 가다 충동구매함…)

고민하다가 그냥 어차피 구매를 원치 않으실 템으로, 저의 오래된 니트를 골라 보았습니다. 이 친구는 제가 거의 봄마다 입는 옷이라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아는 옷인데요. 이 사진은 2017년이고… 언제 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2016년 이전임은 확실합니다. 2016년에 ‘썩은 딸기 색깔’이라는 총평을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그등요…🙄

사실 니트는 관념적으로 포근-한 느낌이지만, 막상 입어 보면 구멍 숭숭 나서 바람 다 들어오고, 땀 배출은 안되어, 얇게 여러 겹 입는 것보다 온도 조절에 취약하지 않습니까? 그럼에도 저는 관념에 약한 인간이라 옷장을 깔별 니트로 채우곤 합니다… 미련한 인간이어도 할 수 없어요…

이 니트는 심지어 팔 부분이 매우 벙벙해서 겉옷 안에도 들어가지 않아, 한겨울에 입긴 애매하고 봄철에나 한두 번 겨우 입을 수 있는, 그다지 실용적이지 못한 옷입니다. 그렇지만 그 덕분에 해지는 속도가 더 느리기도 하고… 입을 때마다 기분이 봄처럼 산뜻해져서 저는 앞으로도 최소 5년은 더 입을 것 같아요.  봄날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, 입을 때마다 느끼는 기쁨도 더 커지는 것 같아요. 여러분에게도 이런 옷이 있으신가요? 🌸